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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주량이 어떻게 되세요?”... 이 질문이 실례가 된 이유[데이터가말하다]
- 한때 주량은 ‘사회적 맷집’이자 ‘능력’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2030 세대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면 돌아오는 건 싸늘한 눈초리뿐이다. 이제 술자리의 문법은 ‘양(How much)’에서 ‘취향(What)’으로, ‘생존’에서 ‘선택’으로 완전히 이동했다. ▶ 주량 부심의 종말: “많이 마시는 건 자랑이 아니라 ‘관리 실패’입니다” 과거 직장인들에게 “소주 몇 병 마시나?”라는 질문은 통성명만큼이나 당연했습니다. 많이 마시고도 다음 날 멀쩡히 출근하는 것이 이른바 ‘정신력’의 증거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통계청의 사회조사에 따르면, 2030 세대의 음주 빈도는 매년 하락하는 반면 ‘건강’과 ‘자기계발’에 대한 관심도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입니다. 이들에게 폭음은 ‘훈장’이 아니라, 소중한 다음 날 아침(갓생)을 망치는 ‘자기관리의 실패’로 읽힙니다. 대학생 B씨(23)는 “주량을 묻는 건 마치 ‘당신은 얼마나 건강을 해칠 준비가 되어 있느냐’고 묻는 것 같아 불쾌할 때가 있다”고 말합니다. ▶ “얼마나” 대신 “무엇을”: 취향의 파편화가 가져온 ‘품격 음주’ 술의 가치 기준이 ‘알코올 도수’에서 ‘풍미’로 바뀌면서 주류 시장의 판도도 뒤집혔습니다. 획일적인 초록색 병 소주의 출고량은 감소세인 반면, 자신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위스키, 전통주, 하이볼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제 젊은 세대는 술기운을 빌려 무장해제하는 ‘동질감’보다, 내가 고른 술 한 잔의 ‘개성’을 중시합니다. 카드 결제 데이터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뚜렷합니다. 주점의 결제 건당 금액은 오히려 상승했는데, 이는 “자주 많이 마시기보다, 한 번을 마셔도 좋은 술을 마시겠다”는 ‘가심비’ 소비가 정착되었음을 보여줍니다. ▶ 주권(酒權)의 선언: “취할 권리보다 취하지 않을 자유” 가장 극적인 변화는 ‘권주(勸酒)’ 문화의 실종입니다. 과거의 술자리가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강제적 의례’였다면, 지금은 철저히 개인의 선택에 맡겨집니다. 최근 직장 내 회식 문화를 조사한 결과, ‘술을 강권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80%를 넘어섰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논알코올(Non-Alcohol)’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불러왔습니다. “분위기는 즐기되 정신은 챙기겠다”는 이들의 선언은, 술자리에서 소외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컨디션을 통제하겠다는 능동적인 ‘주권’ 행사인 셈입니다. [데이터프레스의 눈] “술잔에 담긴 건 알코올이 아니라 ‘가치관’이다” “주량이 어떻게 되세요?”라는 질문이 구식이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술이 더 이상 사회적 유대감의 ‘절대 도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량 부심이 사라진 자리에 각자의 취향과 절제가 자리 잡았습니다. 대한민국의 술문화는 이제 ‘누가 더 잘 버티나’를 겨루는 서바이벌 게임에서, ‘누가 더 품격 있게 자신을 지키나’를 보여주는 문화적 경연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별기회 ] 대한민국 주(酒)류의 종말과 탄생 1부 : “술 없이도 괜찮네요”... 우리가 코로나 3년에 배워버린 것들 2부 : “주량이 어떻게 되세요?”... 이 질문이 실례가 된 이유 3부 : ‘집단적 취기’가 떠난 자리, ‘선명한 일상’이 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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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주량이 어떻게 되세요?”... 이 질문이 실례가 된 이유[데이터가말하다]
